소소한 이야기들 중남미 문화원에 다녀왔습니다. 2009/09/15 00:39 by 헤니히


지난 주말에 친구님들과 함께 중남미 문화원에 다녀왔습니다. 전에 아프리카 문화원에 갔던 멤버 그대로였어요. 의정부에 사는 언니가 지나다니면서 발견했는데, 가보고 싶다고 계속 말씀해오시다가 비로소 이번에 실행에 옮겼습니다. 의정부에서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걸려 도착합니다. 삼송 쪽에 있더군요. 전에 의정부살 때에 일산 킨텍스를 가려고 지하철을 타고 갔다가 세시간이 걸린 적이 있었는데, 서울을 안 거쳐가면 빨리 가더라고요. 아 대체 그 고생을 왜 했담 OTL;

여튼, 중남미 문화원에 도착해 입장료를 내려고 보니까 한 사람당 4,500원으로 생각보다 저렴했습니다. 무슨 박물관이 그렇게 많이 받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부 지원 하나도 받지 못하는 개인 박물관치고는 저렴하다고 생각해요. 박물관에 들어가보니, 기원전 원주민들의 유물에서부터, 공예품, 카톨릭 예술품들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아프리카 문화원에 갔을 때는, 뭔가 생명력과 원초적인 에너지를 가득 받아가지고 왔었는데, 중남미 쪽 부족들의 유물들은 그와는 달리 어딘지 긴장감 있고 그로테스크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 느낌의 원인이 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인신공양을 위해 쓰인 돌로 깎인 제사 칼에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세상이 네번의 창조와 멸망이 찾아왔으며, 현재는 다섯번째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계도 곧 멸망이 찾아오기 때문에 그 시기를 늦추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인간의 심장을 도려내 신에게 바쳐야 했습니다. 이러한 디스토피아 적인 세계관이 이런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기독교 문화가 전파된 이후의 전시품들에서는 참 여러문화의 혼합이 느껴졌습니다. 인디오 토착 문화와 기독교 문화, 또 자주 목격되는 생명의 나무의 형상은 유대전통인듯 하였습니다. 또 스페인에서 전해진 듯한 아랍식의 문양 타일들과 오래전에 중국양식이 전해진 청화백자. 그리고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카인들의 문화까지 여러가지가 짬뽕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한가지는, 우리가 책자를 구입하려고 프론트에 갔을 때, 이 중남미 문화원의 설립자인 이사장 홍갑표 여사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문화원이 만들어지기 까지 고생하신 이야기와 인생을 살며 가지게 된 가치관, 인생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재산을 다 털어 나눔하고 싶어 이 중남미 문화원을 열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나눔이 바로 사랑이라고 이야기 하시는 홍갑표 여사님은 76세 적지 않은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활동적이며 쾌활하셔서 마치 중남미 집시여인 같았습니다. 지금도 직접 도면을 작성하고 그려, 건물을 세우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고 합니다. 매우 재주가 많은 분이었어요. 덕분에 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는 특별 만찬실까지 구경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히비스커스 차와 타코를 먹고 조각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조각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빅토르 구띠에레즈의 브론즈 작품들이었어요. 왜냐하면 매우 예뻤거든요... 전통 의상을 입은 그 언니들은 아드리아나 혹은 카르멘 같이 따로따로 이름이 붙여져 있었습니다. 아아 정말 그 언니들은 다 업어가고 싶었어요. 요염하면서도 대범한 포즈가 인상 깊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남찬님과 함께 가보면 좋겠네요. 좋은 데이트 코스 개발했습니다. 우훗.
참고로 중남미 문화원의 홈페이지 주소입니다. http://www.latina.or.kr 이 곳에 가시면 더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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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시니키 2009/09/15 10:06 # 답글

    저도 나중에 가봐야겠군요! +_+ 아프리카 문화원도 왠지 땡기는데요.ㅎㅎ (중남미야 원래 스페인과 더불어 제 본진이었고.ㅎㅎ)
  • 헤니히 2009/09/17 15:48 #

    아프리카 문화원도 참 좋아요. 역시 아프리카 특유의 순수하고 원시적인 생명력이 충전되어져서 나오는 기분이 들겁니다!
  • ALICE 2009/09/16 20:52 # 답글

    나도 가보고 싶다~~^^
  • 헤니히 2009/09/17 15:48 #

    날 잡아서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것이야~ 데이트 코스로도 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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