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들 조선 과학 수사대 별순검 2006/01/24 19:11 by 헤니히


벼르다가 이제서야 별순검을 봤습니다. 오프닝부터 인상적이었습니다. 먹물이 물에 퍼지는 듯한 느낌이 아주 고풍스럽고 세련되었더군요. 처음에는 조금 생뚱맞아 보였는데,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처음에 하지원 주연의 드라마 <다모>와 비슷한 분위기 일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사건과 사건해결을 위한 과학적인 수사방법을 꼼꼼히 고증한듯한 모습에 반했습니다. 그것 뿐이라면 모르겠는데 사건과 사건에서 묻어나오는 씁쓸한 인간군상의 모습과 시선이 담담하면서도 사색적인 분위기가 정말 사람 확 반하게 만들더군요.

별순검의 자료를 찾아서 MBC홈페이지를 찾았는데, 의외로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종방된 드라마를 뒤져도 나오지 않아서 조기종영때문에 홈페이지도 없는건가... 낙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검색엔진에 검색을 해보니 버젓이 나오더군요. 아하, 이 프로그램은 드라마가 아니고 오락프로그램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추석 파일럿프로그램이 아니고 정규편성된 추리다큐 별순검 1회부터 죽 보기 시작 했는데, 1회의 김호 교수님의 해설은 정말 드라마의 맥을 끊는데 크게 일조했습니다. 해설도 별로고 타이밍도 극악이고 어떻게든 오락프로그램으로 만들어보려는 의도가 여기저기 보이더군요. 다행히 2회부터의 홍승기 변호사님은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만 드라마의 여운을 앗아가기엔 충분했습니다. 해설은 사족이었어요.

지금의 형사와도 같은 별순검들의 수사방법은 현재의 제가 보아도 굉장히 과학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상흔을 드러내는 방법과 루미놀반응등은 정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지요. 그런 수사방법을 이용해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인 사건을 흥미롭게 엮어가는 솜씨하며, 또한 범행동기에 있어서도 씁쓸한 인간군상의 단면을 보여주며 담담하고 사색적인 시선을 던지는데 정말 감탄스럽더군요. 물론 그런 사색적인 대사를 하는데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큰 몫 했습니다. 음악도 상당히 애잔한것이 별순검의 담담하고 씁쓸한 분위기와 더할나위없이 잘 어울리더군요. 또 네명의 캐릭터에 누구 하나 큰 비중 없이 고르게 바중을 두어 사건을 해결 하게 한 것도 굉장히 호감이었습니다.

물론 남사당패거리 한명의 죽음에 저런 당시엔 비쌌을 것 같은 도구를 사용해서 저렇게 꼼꼼히 사건을 해결 했을까 같은 의구심은 들지만 어느정도 과거의 과학수사방법을 토대로 한 일종의 환타지라는 점에서 무리 없었다고 봅니다.

제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이기영씨가 연기하신 '강웅비'역 이었습니다. 아마 이 드라마에서 가장 연기력이 빛났던 분이 아닌가 싶어요. 강순검님의 카리스마와 시원시원한 발성을 바탕으로 한 호통소리에 완전히 반했습니다. 그 서릿발같이 냉정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눈빛하며! 여유있고 단호한 목소리 하며!! 꺄 //ㅅ// 완전히 미중년 발견입니다!



그런데 이런 멋진 작품을 발편성에, 조기종영까지 시키다니 MBC 아주 정신이 나갔군요. 이런 작품은 평일 11시 시간대 편성을 했었으면 어땠을까요. 분명 이렇게 시청률이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토요일 5시라니... 보통 그런 시간대의 사람들은 오락프로그램을 찾게 되지요. 맞지 않는 시간대 편성도 억울하건만 5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다니! 송별감과 김사율의 관계도 아직이고 서은이의 과거도 아직이고... 아직 캐릭터들의 뒷 이야기가 밝혀지지도 않았건만! 게다가 이번에 설날 편성하는 별순검마저 밤 12시? ...정말 엠비씨가 시청률때문에 완전 맛이 갔나봅니다. 이 작품이 KBS에서 방송되었다면 조기종영은 없었을 테고, 작가는 소신있게 작품에 집중했을겁니다.

그나마 설날 방영하는 별순검마저 작가가 다른 사람이라니 조금 걱정이 됩니다.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작품을 이끌경우, 아무리 잘 해봐야 대부분 잘 만들어진 동인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작품들에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만... 어찌 될런지요. 제일 걱정이 되는 것은 그 씁쓸하고 다맘한 인간에 대한 시선이 바뀔 것이라는것. 게다가 그 내용이 다른것도 아니고 사율과 서은의 과거라는 중요한 내용이라는 것이 못내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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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공중파 방영 중. 2008/12/01 22:55 #

    지난 11월 하순부터 일부 지방 MBC(부산, 전주, 광주, 목포)에서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이하 별순검)' 시즌1이 자체방영중입니다. TV를 보다가 안내 자막이 나오기에 MBC 홈페이지를 살펴봤는데 방영시간표에는 안 나와 있더군요. 그런데 그 시간대에 채널을 돌려보니 자막에 안내된 방송 시간에 제대로 방송을 하기 있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별순검 공식홈페이지(www.byulsoongum.co.kr/)의 공지사항를 보니 몇몇 지역방송이 방영...... more

덧글

  • 해오녀 2006/01/24 21:31 # 답글

    안녕하세요 헤니히님..
    자주 놀러는 왔습니다만, 이제서야 답글을 남깁니다.
    별순검 종영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요... 객관적으로 본다면 크게 잘 만든 드라마는 아닙니다만, 스텝들과 배우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참신한 작품이었기에, 발편성의 희생양이 될때에는 정말 허무했습니다.
    제발 부탁이니, 금요일 밤 11시대로 시간을 옮겨서 다시 시작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설에 가뭄에 단비 내리듯이 특집극으로 편성된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작가가 바뀌는 것이었군요....;;;
    뭐든 찍기만 하면 애정극으로 흘러가는 여타 드라마와는 달리, 다소 서툴긴 했어도 등장 인물들 모두에게 골고루 초점이 맞춰져 있던 별순검을 사랑했습니다만... 설날 특집극은 저의 그 아련한 추억을 어떻게 배신할지가 두렵습니다...;;
  • 엑스 2006/01/24 23:16 # 답글

    아무래도 이거 봐야겠습니다. 이거 방영될 때부터 보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완전 황당한 조기종영 시추에이션[...]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걸 이미 알고 나니까 빠져들기가 더 무섭더군요. 빠지면 더 가슴아플 것 같아요ㅠㅠㅎㅎ
  • 헤니히 2006/01/25 02:27 # 답글

    해오녀님/ 어서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신 본방으로 편성 될 경우 예전 그대로 진행 될 것이라는 엠비씨의 약속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언제 편성을 해줄지... 이번 봄 개편때 좋은 소식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론 시리즈로 넘어가면 분명 느슨해지고 짜임이 엉성해지는 떄가 올 터인데 그때 실망하느니 지금이 낫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참 복잡합니다. 그래도 이번 설 특집극으로 막을 내리는 것도 참 거시기하고... 지금 공홈에 예고편을 보고는 상당히 착찹한 상태에요. 예전의 사건중심의 구성이 아니고 사율과 서은의 애정라인에 집중 할 듯합니다. 게다가 홍법률이 거기서 ....된다 하니 정말 실망이에요! 법률 아찌! ㅠ_ㅜㅠ_ㅜ

    엑스님/ 꽤 재미 있으니 한번 보세요. 부활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괜찮은 드라마였습니다. 그래도 타격이 덜 한게 옴니버스였으니까요. 괜찮을 겁니다. ;ㅂ;/
  • 인생유전 2006/01/26 10:47 # 삭제 답글

    정말 참신하고 의욕적인 시도였는데요...; 우리나라 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을 수도 있는 시도였거늘, 저런 식으로 무자비하게 꺾어버린 MBC 정말 밉습니다.ㅠ_ㅠ 저도 설날 특집극 보기가 은근히 두려워지네요~;;;
  • 헤니히 2006/01/26 14:16 # 답글

    인생유전님/ 그래서 요즘 MBC가 악재가 겹치는거에요(?) 요즘 다른 방송사에서 하는 행동을 보니 부활이 KBS에서 방영하기 정말 잘했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 가현 2006/01/27 09:50 # 삭제 답글

    우연히 채널돌리다가, 조선판 CSI같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던 드라마죠.ㅜㅜ 중간에 어설픈 점이 보이긴 했지만, 한국 드라마의 90%비중을 차지하는 '멜로'드라마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르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프란체스카 처럼 참신한 시도였지만....역시 조기종영된다는 말에 그만 의욕 꺾여서 더 이상 보지 않았지요.ㅜㅜ
  • 헤니히 2006/01/27 16:20 # 답글

    가현님/ 어설픈 점이 참 많긴 많았지요... 하지만 그건 다 돈이 문제일테고, 그런 열악한 면을 감안하고 본다 해도 흙속의 진주였던 것 같습니다. 그놈의 조기종영이 뭔지........ㅠ_ㅜ
  • 완장 2006/02/01 01:01 # 답글

    아이고 저도 사율씨와 더불어 저분을 사랑합니;ㅂ;..!
    이번 설날 저거 보겠다고 영화보는 가족들 눈총을 받아가며 꿋꿋이 버텼더랬지요.
    결론은 역시나 다시 편성되야한다! 였습니다만.. 정말 한국드라마의 한 획을 아주 굵직하게 그을 수 있었을텐데요. 인물들의 관계가 조금씩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찰라에 종영이라니orz
  • 헤니히 2006/02/01 01:11 # 답글

    완장님/ 사율씨는 정말 그 자태가 너무 곱지요! 눈이 즐겁습니다! 아아... 저는 못봤어요.... ㅠ_ㅜ 제길 빨리 다시 편성해달라! 엠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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