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 드라마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요, 드라마광이신 우리 어머님께서 이상하게 인기만발인 '내 이름은 김삼순'을 안보시고 이 '부활'을 보시는겁니다. '엄마, 왜 김삼순 안봐? 재밌다던데?'라고 물어보니 '아니 부활이 더 재밌어'라고 대답하시는 마마님.
그래? 하고 그냥 지나갔는데 상황설정도 조금 재밌어 보이긴했습니다. 쌍둥인데 형과동생이 바뀌었다는. 하지만 냉동인간이된 첫사랑이 몇십년만에 나타나 자기 아들과 연적이 되는 내용의 드라마도 있는판국에 별로 신기할것도 없어보이더군요. 그때는 마마님의 단순한 설명만 들었기에 상황이 이해가 안갔었지요.
헌데 어느날 동생님이 컴퓨터를 차지하고있는 통에 심심해진 저는 마마님이 보시는 드라마를 같이 보게되었습니다. 근데 이거... 너무 재밌더라구요! 하나하나 복수해나가는 상황도 재미있었고, 뭣보다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르는사람인양 행동하며 결국 나중에 돌아서서는 우는 엄태웅씨에게 매력을 느낀겁니다. 음악도 맘에 들었어요. 애절한 가사와 멜로디!!
그래서 무턱대고 1화부터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그런 드라마였군요!! 첫화부터 차근차근 보니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탄탄하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연출에 일단 반했습니다. 아니, 이게 드라마야? 싶을정도로 연출을 참 잘했더군요. 조금 엉뚱하고 느슨한 상황뒤에 바로 시청자들의 뒷통수를 치는 이 염장성 짙은 연출에서는 드롯셀마이어의 향기마저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애절한 감정연출... 엄태웅씨의 표정연기는 그대로 염장질덩어리더랍니다.
엄태웅씨를 처음알았을때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몇년전이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는군요. 아마도 여름방학이었는지 겨울방학이었는지, (아마도)아침방송을 보고있었는데, 엄정화가 나왔어요. 엄정화가주인공이었지만 자신의 동생을 잠깐소개했는데, 연기를 할거라고 하더군요. 그때당시에는 훗, 뭐 자기누나믿고 데뷔하는건가 생각했죠. 뭐 별로 크게 튀게 잘생긴것도 아니었고 말이죠. 만약 그 사람이 진지하게 연기자가 되고싶다고 하더라도 누나의 그늘에 가려서 빛을 못볼거란생각도 했습니다. 조금 안됐다고 마음대로 생각해버렸죠.
그 후에 잠시 스쳐갔던 방송은 잊어버렸습니다. 몇년후 그를 다시 본것은 '구미호 외전' 띄엄띄엄봤었는데, 전진의 그림자같은 존재였죠. 인상이 참 강렬했는데, 처음보는 사람이라 별로 관심을 안가졌어요. 신인치고 나이좀 먹었구나, 혹은 전진과의 관계가 조금 므흣(어머나)한거 같은데... 란 생각정도.
그후에 또 잊어먹고 그사람을 다시본건 '쾌걸춘향'이었습니다. 광고에 '멋진 변학도'라는 소개에 조금 힘이 빠졌습니다. 솔직히 그다지 특출나게 잘생긴것도 아니고 눈이 큰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델뺨치는 몸매도 아니었고... '뭐가 멋있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게다가 또 처음보는 사람이네... 신인치곤 나이좀 먹었네, 정도의 생각을 또 한차례;; (네 사실 제가 연예인에 관심이 없어서 연예인들 얼굴을 못외웁니다. 쿨럭쿨럭) 이것도 별로 띄엄띄엄 어머니가 보고있는걸 조금 본 정도에요. 드라마에는 취미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제대로 임자 만난겁니다. '부활'... 갑자기 주연인데 또 처음본사람(이젠 좀 외워라!)이 주연인겁니다. 마마님이 '쾌걸춘향'에 나왔다고 하니까 기억나더군요. 그런데 이사람 얼굴본지 얼마 안됐는데 주연이네? 생각을 했어요. 후에 누나가 엄정화라는 사실을 알고 예전에 봤던 방송을 기억해낸겁니다. '아니, 아무리 누나 빽이 좋아도 주연은 아무나 하는게 아닐텐데'하는 호기심이 저를 죽음의 늪으로 이끈겁니다.
1화부터 차근차근보니 이 주인공 '서하은' 이라는 인물은 완전히 호인 그 자체더군요! 밝고 명랑하고 감정적이면서, 키워준 아저씨의 구박에 천진스럽게 웃으며 받아 넘깁니다. 또 아무리 복잡하고 괴로운일이 있어도 몰래 사랑해온 자기 여동생인 은하 앞에서는 항상 밝은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완전히 충격 그자체였죠! 이 사람이 맡아온 역할이 음침하고, 어둡고, 악인에다 남자다운 이미진데, 이렇게 해맑게 웃는 캐릭터라니! 조승우씨 미소만큼이나 너무 기분좋은 미소였어요! 완전히 천사 그 자쳅니다. 아아... 그때 심장이 뚝 떨어져서 데굴데굴했습니다.
그런데 서하은의 미소는 어딘지 위태위태한 구석이 있어서 그 자체로 염장이더군요. 이후 유신혁으로 변신하고나서는 울먹울먹한 표정과 더더욱 슬퍼보이는 미소로 사람을 죽게 만듭니다!
참 이 드라마 물건이에요. 배신과 음모와 '복수'가 중심이 되는데, 복수자인 서하은=유강혁=(변신후)유신혁이 증오에 몸을 맡기면서도 자신의 선량하고 밝고 착한 성질은 가려지지가 않는겁니다. 예전 드라마의 복수자들처럼 완전히 사람이 변해버린게 아닙니다. 차근차근 복수를 준비하고 해나가면서 죄 없는 원수들의 아들,딸들을 이용해 먹으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엔 제 마음이 다 찢어지는것 같더군요!!
쌍둥이의 표현도 꽤 인상적이었는데 그 쌍둥이중 형인 강혁은 천성적으로 밝고 유연하면서도 의지가 강한 외유내강형입니다. 그리고 쌍둥이중 동생인 신혁은 약혼녀로부터 '머리는 있고 가슴은 없는 인조인간' 소리를 듣는등 겉으로는 강한척, 고슴도치 가시로 약하고 여린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던 외강내유형 캐릭터였습니다. 으와, 그런데 그런 캐릭터의 디테일한 연기를 그렇게 해낼줄이야! 강혁(서하은), 신혁, 그리고 복수자인 합체신혁이 어쩜 이렇게 다 다릅니까! 으아... 감탄했어요.
이러고 나니 저는 '부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폐인의 길을 걷게 된겁니다. 세상에 마비 폐인생활과 이 전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엄청난 충격과 염장에서 완전히 벗어나 버렸어요! 엄태웅씨 왜이렇게 예쁜겁니까! 쌍커풀있는 남자가 이렇게 매력적이어도 되는겁니까! (쿨럭쿨럭)
역시 드라마는 한국드라마...
님아, 짱 드셈!!!
뭐니뭐니해도 감정 연출은 한국드라마 따라올 자가 없숩니다!
.....
...그런데....
이 '부활'이 끝나면 전 무슨맛으로 살까요;;;
곧 끝난다고 하니 괴롭고 속이 쓰려 미치겠습니다. 그러게 미리미리 봐둘걸;;;
츄츄도 그렇고, 장보고도 그렇고, 왜 저는 맨날 지각생인지....;;;





덧글
Jerry 2005/08/10 03:42 # 답글
저도 삼순이 나올 적에 그랬지요. 어머니:요새 삼순이가 인기던데? J:부활만 아니면 봤겠죠.지각이고 아니고가 중요하겠습니까. 좋은 작품을 알았다는 자체가 행복이니까요.
그리고 끝나면 까짓거 뭔가가 또 하나 나오겠지요(...)
꾸리 2005/08/10 03:45 # 삭제 답글
다음주에 끝난다는것 같은데~@_@;
헤니히 2005/08/11 02:52 # 답글
Jerry님/ 네, 이 드라마 보게되어서 참 다행입니다. 사실 뻔하고 뻔한 드라마를 싫어해서 일부러 드라마 안보는사람인데, 제대로 낚였어요. 다음에 뭐가나와줄지... 이젠 드라마도 기대가 되네요!구우/ 으흑흑 OTL; 이게 끝나면 우리 엄포스를 못보잖아아아!!